스위치판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의 커버 이미지. 일본 외 지역에선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란 명칭이 사용된다.
현재의 내 생활패턴을 박살내고 있는(?) 게임. 발매 전에도 기대했었고 발매 후 줄창 이것만 하고있는데, 이 시리즈도 나름 나에게 추억이 많은 게임이다. 회사에서 닌텐도 스위치를 받은 이후 '스위치로는 대난투가 나오지 않을까?'하고 계속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이 게임이 발매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와서 많이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가보면 당시의 발표 영상을 보고 호들갑을 떠는 해외 영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는 1999년에 첫 시리즈가 발매되어 역사가 깊은 시리즈다. 격투게임이지만 상대방의 체력을 깎는 게 아닌, 멀리 날려보내서 장외시키는 것이 목적인 독특한 게임. 무엇보다 이 게임의 특징은 닌텐도사 캐릭터들의 총집합이라는 것.
국내에선 보기 힘들었던 닌텐도 64와 게임큐브라는 게임기로 출시된 게임이었기 때문에 출시된 당시엔 나는 이 게임을 접하지 못했다. 내가 이 시리즈의 존재를 알게된 건 정확하진 않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집 앞 치킨집에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DX(2001년작)가 있어서 처음 알게됐다.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이지만, 대강 이런 형태였다. 작은 캐비닛에 게임큐브 게임기가 들어있고 컨트롤러가 고정되어 있으며 동전을 넣으면 일정 시간동안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방식. 100원에 3분이었나? 익숙한 닌텐도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싸운다는 게 되게 끌렸는지 보자마자 동전을 넣고 플레이했었다.
그렇게 이 시리즈에 관심이 생겨 집에서 찾아본 결과, 에뮬레이터를 이용하면 PC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당시엔 게임큐브 에뮬레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닌텐도 64 에뮬레이터를 이용해서 1999년작인 오리지널 버전을 플레이 해야했다.
게임큐브용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DX.
닌텐도64용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위에 것을 먼저 보고 아래의 것을 보니 위화감이 좀 컸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라며 PC로 열심히 플레이한 기억이 있다. 물론 같이할 사람은 없었지만.. 격투게임을 혼자서 플레이해서 그런지 흥미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고, 점차 잘 플레이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이 게임에 다시 열광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는데, 시간이 많이 흘러 고등학생 때 시험삼아 교실 컴퓨터에 이 게임을 설치해서 반 친구와 같이 플레이 해봤더니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게임이 그리 어렵지 않아서 조작법만 알려주면 함께 플레이할 수 있었고, 여럿이 플레이하다 보니 코믹한 상황이 많이 생겨서 되게 웃겼다. 키보드는 하나였지만 마우스 조작까지 동원해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무려 4명이 동시에 플레이하기도 했었다.
학교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때 친구들과 모여 이 게임을 선생님께 들키지 않게 플레이했지만, 나중엔 더 대범해져서 무려 심야 자율학습 시간에 몰래 독서실을 빠져나와 아무도 없는 어두운 교실에 들어가 이 게임을 같이 플레이하기도 했었다. 심야 자율학습은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만 야자 이후 학교 독서실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교실은 아무도 없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다행히도 들킨 기억은 없다.
그렇게 이 시리즈에 다시 관심을 갖게되어 2001년 발매된 대난투 DX 이후 2008년에 대난투 X라는 시리즈가 닌텐도 wii로 발매되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고, 마침 닌텐도 wii 에뮬레이터도 개발되어 있어서 PC로 해볼 수 있게 되었다.
Wii용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X.
더 많은 캐릭터와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으로 진화한 시리즈. 에뮬레이터의 사양이 높았기 때문에 이 시리즈는 학교에서 함께 하진 못했고 집에서 혼자서만 했었다. 이 시리즈가 인상깊었던 이유는 '아공의 사자'라는 싱글플레이 모드의 규모가 방대하고 잘 만들어져 있어 혼자서 즐기기에도 충분했으며 게임 중간중간 나오는 컷씬의 퀄리티도 좋아서 몰입감이 높았기 때문. 실제로 이 아공의 사자라는 모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받았다.
아공의 사자 모드 엔딩.
그리고 이 시리즈의 음악이 모든 시리즈 중에서 가장 최고라고 생각한다. 최종 보스를 물리치고 나오는 엔딩영상에서 흘러나오는 메인 테마곡을 듣고 전율이 돋았던 기억이 있다. 이 음악을 기반으로 빠르게 리믹스한 버전이 게임 중 배경음악으로 쓰이는데 그게 제일 마음에 들어서 지금도 생각날 때마다 즐겨 듣고있다(Final Destination). 또한 배경음악으로 내가 옛날에 했던 고전게임의 음악을 편곡한 음악이 많아서 게임하면서 '앗 이건!' 하고 느낄 때가 많았다.
사족이지만 이 시리즈는 역대 격투게임 중 가장 많이 팔렸고 게임 웹진에서 평가도 좋게 받았지만 정작 격투게임 매니아들에게는 안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고. 게임의 밸런스가 엉망이고 이전 시리즈에 있던 수많은 테크닉이 사라져서 그렇대나 뭐래나.
여튼 내가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에 관해 가지고 있는 기억들은 이렇다. 이러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는데 새로운 스매시 브라더스의 발매 소식을 들었을 때 흥분을 하지 않았을 수가 있겠는가.
지금은 새로운 시리즈를 플레이하면서 먼 훗날 또 다른 추억이 될 경험들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