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와 굉장한 인지도를 가진 007 시리즈. 사실 영화엔 크게 관심이 없어서 봤던 시리즈도 거의 없고 영화관에 가본 적도 손에 꼽을 정도지만 기억나는 게 한가지 있다. 2006년에 개봉한 카지노 로얄이라는 작품. 나는 아마 학교에서 다같이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 본편의 내용은 기억이 거의 나질 않지만 저 오프닝 시퀀스는 너무나 맘에 들어서 기억에 깊게 박혀있다. 그러니 지금도 찾아서 보고 있는 거고.
007 시리즈에는 전통적으로 이러한 오프닝 시퀀스가 존재하지만 한가지씩 찾아서 보니까 이게 가장 마음에 들더라. 전체적인 컨셉이 내 취향이기도 하고 음악, 그리고 음악과 영상의 조화도 좋고. 실루엣으로 표현된 인물들의 움직임이 내 눈엔 왜 그리도 멋져 보이는지. 아마도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제작된 듯. 엄청 화려한 효과가 쓰인 것도 아니고 적은 색상으로만 표현된 영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007 시리즈의 오프닝 시퀀스들 중에서 최고로 꼽는다. 이것이 모션그래퍼의 센스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