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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2 - 닌텐도 스위치.

관찰

by untitled. 2018. 6. 1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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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4일. 주문했던 스위치를 수령했다. 실은 내가 산 게 아니라. 받았다.

어떻게 된거냐 하면, 17년 5월이었나.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임직원들이 모이는 사내 정기 커뮤니티 자리가 있는데, 인트라넷을 통해 전 사원에게 생중계되며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다.

여기서 회사 대표님이 '요즘 스위치를 통해 젤다의 전설을 즐기고 있다'고 언급했고, 이를 들은 한 사원이 질의응답 시간에 '저희도 젤다의 전설에 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질문을 올렸다. 그러자 이를 본 대표님이 '그럼 그러지 뭐, 게임회사인데, 좋잖아?'라고 약간 충동적인(?)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있은 후 사람들이 모두 술렁이는 반응을 보였고 정말 전 사원들에게 스위치가 지급될 것인가에 대해서 모두들 궁금해 했다.

정발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한창 스위치 물량이 부족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소식은 한동안 들리지 않았고, 사람들은 역시 무리였나 하고 잊혀져 가던 순간 추가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구매 후 영수증을 통한 구매 인증을 하면 금액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스위치를 지급하기로 한 것. 구매 대상 물품은 스위치 본체와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소식이 있은 후 사람들은 스위치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사무실이나 회사 식당에서 스위치를 들고있는 사원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물론 지원 금액의 상한은 있었기 때문에 서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을 공유하기도 했었다.


스위치를 처음 수령했을 때는 받자마자 시험구동을 위해서 회의실로 직행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남는시간마다 틈틈히 게임을 했었다. 주로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2를 함께 플레이 했었는데, 같은 부서 분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과거 스파2에 대한 경험이 어느정도 있으신 분들이다 보니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나름 게임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였지만 매우 굴욕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오래가지 않았고 한 1주일 후엔 더이상 회사에서는 스위치를 플레이 하지 않았던 거 같다. 


다들 스위치에 대한 열기가 식어갈 때 나만 집에서 열혈적으로 플레이했고, 결국 추가 컨트롤러도 구매해버렸다. 일명 수박콘이라 불리는 네온 그린, 핑크 조이콘과 프로 컨트롤러. 

사고나니 같이할 사람도 없으면서 컨트롤러는 왜이리 많이 갖고있는지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요즘엔 같은 부서 사람들에게 스위치를 하고있냐고 물어보면 이미 팔아버렸다거나, 방치중이라는 사람이 대부분.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거 같다. 

스위치를 받은 이후로는 PS4를 잘 하지 않게되어 결국 팔게되었다. 아무래도 난 깊고 거대한 게임보다는 닌텐도 스타일의 캐주얼한 게임이 더 맞는 듯. 스플래툰과 마리오카트를 하느라 보낸 시간이 상당한데, 기대하고 있는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의 신작까지 발매되면 생활이 얼마나 피폐해질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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