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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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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titled. 2019. 6. 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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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지하철 광고를 통해 판교역 광장에서 인디게임 20종의 시연, 문화 공연, 경품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인디게임 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게임 행사인데다 위치도 출퇴근할 때 항상 거치는 판교역이기 때문에 내가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으므로 가보기로 결정. 다만 평일에만 진행하기 때문에 금요일 일찍 퇴근후 참여하는 걸로.

 

일단 가봤더니 하고있던 전자 바이올린 공연. 사실 공연 쪽은.. 큰 관심이 없었다.

 

이분들은 성남 FC의 마스코트라고 하는데 나에게 다가오더니 스태프가 '이분들과 사진을 찍고 SNS에 업로드하면 선물을 드려요' 하길래 '부끄럽네요' 라고 대답했다가 등짝을 맞았다.

 

게임 시연장은 이랬다. 20종의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각각 마련되어 있었고 원하는 곳으로 가서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게임을 플레이하면 된다. 플레이 후엔 각 게임별로 스탬프를 받을 수 있으며 스탬프를 모은 갯수에 따라 경품을 받을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대부분의 플랫폼은 모바일. 20개의 게임 중 3개? 정도의 PC 게임을 제외하면 모두가 모바일 게임이었다. 회사를 마치고 온 나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으므로 방치형 게임.. 과 같은 취향에 맞지 않는 게임은 제외하고 10개 정도의 게임을 플레이 하고왔다. 기억에 남는 게임들만 몇가지 정리해보면 이렇다.

 

슈퍼랜딩. 외줄타기 점프를 시작으로 여러가지 오브젝트들을 이용하여 주인공 캐릭터들을 목적지에 착지시키는 것이 목적. 스코어 체계가 나름 탄탄하게 잡혀있고 모든 스테이지에 스코어 랭킹이 존재해서 경쟁심과 재도전 욕구를 자극시키에 좋은 듯. 아케이드 게임을 좋아하는 나에게 약간 취향인 게임 같았다.

 

Minimal Escape. 주인공을 조작하여 위험요소를 피하고 퍼즐을 풀어가며 진행하는 어드벤쳐 게임. 위의 영상으로 보니 어두운 분위기가 조금 느껴지지만 직접 플레이했을 땐 시끄러운 광장에서 플레이하다 보니 게임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지 않았던 거 같다. 스토리는 존재하지만 게임 내에서 설명이나 컷씬은 따로 존재하지 않아서 플레이하면서 유추해야 한다고. 개발자분과 대화했을 땐 같은 어드벤처 게임인 '림보'와 비슷한 느낌을 나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픽과 연출 면에서 살짝 부족하게 느껴져서 몰입감이 살짝 떨어지는 건 아쉬운 점.

 

캣트릭스. 액션 슈팅게임. 조작법은 브롤스타즈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액션성이 많이 강조되고 스피디한 연출이 특징. 개인적으로 시연장에 있는 게임들 중 가장 맘에 들었다. 각각 다른 무기와 스킬을 사용하는 6종의 캐릭터를 이용하여 1:1모드, 1:100모드, 보스 대전 등의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플레이하면서 이전 스테이지와 다음 스테이지의 난이도 차가 너무 큰 걸 느꼈는데 밸런스는 아직 조정 중이라고.

 

SOS오리진. 횡스크롤 액션 게임. 사실 이건 안 좋은 쪽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란 말만 들었을 때는 조금 기대했지만, 플레이 해보니 평평한 지형에 소환되어 있는 적 몇마리를 버튼 연타로 다 해치우면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방식. 딱히 공략법이 필요한 것 같지도 않았고 무미건조했다. 현장에 있는 개발자 분들은 '저사양', '동남아 타겟'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었다. 물론 짧은 시연시간 동안 내가 게임을 잘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내가 흥미를 느끼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의 게임인 것 같았다.

 

더 라스트 아일랜드. 좀비 서바이벌 슈팅 게임. 좀비 게임인 이상 잔혹한 연출이 나오긴 하지만 아기자기한 픽셀 스타일의 그래픽은 매력적이었고 간단하지만 정교하게 잘 만들었다고 느껴지는 전투 시스템도 좋았다. 전투의 템포가 꽤나 빠르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서 적들이 다가올 때는 나름 순발력도 필요했고 미니건으로 적들을 대량 학살할 때는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현장에 몇 안되는 PC게임이긴 했지만 모바일로 나와도 될 정도의 어렵지 않은 조작법이었고 개발자 분에 의하면 포팅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게임 플레이로 모은 스탬프들을 기반으로 진행한 경품 추첨 시간. 추첨 경품은 생각보다 화려했다, PS4 Pro, 닌텐도 스위치, 에어팟 2세대와 기타등등. 아쉽게도 난 당첨되지 못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장소가 판교역이었고 별도의 티켓 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평소에 게임에 그렇게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도 뭐하는 행사인가 하고 와서 게임을 플레이 하고 가기도 했고 나처럼 게임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이 현장에 있던 개발자 분에게 이런 저런 많은 질문을 던지는 걸 보기도 했다. 대화를 하면서 딱히 개발에 관련된 질문은 하지 않았는데 '혹시 개발자세요?'하는 질문을 받았을 떈 조금 당황스러웠다. 티가 났던 걸까. 

여튼 이런 행사를 많이 열어줬으면 하는 바램. 내가 문화생활은 그렇게 즐기진 않지만 이런 행사라면 참여할 의향이 많다. 게임의 규제나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등 게임 산업이 자꾸만 위축되는 일이 벌어져서 마음이 아프지만 그러한 인식을 바꾸려는 시도가 많이 필요하니까. 이 행사의 슬로건도 '게임은 문화다'였는데 이 행사도 그러한 시도의 일환이 아니였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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