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돈도 벌기 전이였던 지라 나름 살면서 가장 큰 지출을 하게 만들었던 노트북. 장소를 옮겨다니면서 PC를 쓸 일이 많이 생겨서 지르게 됐었다.
수입이 없던 때기 때문에 무조건 가성비 만을 고집하며 다나○를 뒤져서 구한 물건. 당시엔 뭣도 몰라서 CPU에 'i5'라 적혀있길래 '와! i5! 데스크탑 그거!' 라 생각하며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노트북 저전력모델. 그래도 이걸로 하는 일은 문서 작업과 인터넷 서핑 뿐이었기 때문에 딱히 모자라다고 생각하진 않았고, 디자인도 무난하게 심플해서 나름 만족하며 쓰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상 인코딩이나 포토샵 같은 점차 무거운 작업을 할 일도 생기고 이놈도 점점 늙어가는 게 느껴졌기에 새로운 장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새 노트북을 알아보기 시작한 게 4월 초였던가. 겜도하고 작업도 할 거라 나름 고사양인 녀석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하게 고르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그럼 데스크탑을 사면 되잖아?' 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꼴에 IT직종이라 가지고 다닐 일이 있었기 때문에..
노트북을 알아보면서 고려했던 게 성능, 디자인, 휴대성 정도였는데 한가지를 취할 수록 백만원씩 불어나는 느낌이었다. 이전 노트북은 성능 디자인 보고 대충 골랐었지만 이번엔 거금을 들이다 보니 별의 별 것을 다 신경쓰게 되더라. 발열이 어떻고 벤치마크 점수는 어떻고 신제품은 리뷰가 없어서 불안하고. 게다가 이제 막 8세대 CPU를 장착한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한 때라 구입시기는 계속 늦어졌다.
그렇게 대충 후보로 남았던 것이 MSI의 GS65, 기가바이트의 에어로, 한성의 ES58이었다. 셋 다 슬림형 제품인데 어지간히 슬림형 제품을 가지고 싶었던 듯. 맘같아선 제일 예쁘고 좋은 에어로를 사고싶었지만 현실의 벽이 있었기에.. 결국 노트북을 한달여간 고민하다 지른 물건은 이것.
서민의 친구 한☆성의 ES58 모델. 제한된 예산에서 성능이 가장 좋은 걸 쓰고 싶었기 때문에 악명이 높은 브랜드지만 한성의 것을 고르고 말았다. 8세대 인텔 i7과 GTX1070이 달린 무식한 녀석. 그리고 불타는 온도.
설레는 개봉.
어 그래.
되게 없어보이는 디자인이긴 하지만.. 디자인을 희생시켜 가격을 낮췄다고 생각하자.
노트북 하판을 개봉해도 무상AS가 유지되는 한성이기 때문에 1TB하드와 8GB램을 추가로 구매했다. 노트북 구매 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따로 사는 거 보다 더 비싸고 직접 개봉 후 장착하는 게 어려울 거 같진 않아서. 노트북 램 저건 포장된 모양이 무슨 껌인 줄 알았다.
개봉 후 사진. 대충 보이는 나사를 다 풀어도 뚜껑이 안 열리길래 당황했었다. 인터넷을 뒤져서 방법을 찾아냈는데 뒤판에 있는 구멍에다가 얇고 단단한 걸 찔러 넣은 후 힘을 주어 밀면 키보드가 뚜둑 하고 튀어나오고, 그렇게 키보드를 들어냈더니 나사가 몇개 더 숨어있더라. 그것까지 다 제거해야 뒷판이 열린다.
램 장착.
하드 장착.
세팅끝.
며칠간 사용해본 결과 게임 성능으로써는 나무랄 데 없지만 처음 쓸 때 가장 적응이 힘들었던 건 팬 소음. 이전에 쓰던 건 저전력 모델이었기 때문에 이전의 것과 너무나도 대비되어서 조용한 집에서 혼자 쓰기에 되게 거슬릴 정도였다. 지금은 적응이 되기도 했고 정 조용하게 써야겠다면 전원 설정에 들어가 CPU성능을 낮춰버리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했고.
사고나니 너무 과한 걸 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이미 사버린 이상 겁나 오랫동안 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