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공 들여 만들었던 게 약 7년 전 필수요소 대왕이었던가. 정말로 오랜만에 무언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
생일 1주일 전부터 만들었던가. 셀프 생일축하? 느낌으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리듬게임 관련 무언가를 패러디해서 만들고 싶었다.
타겟으로 한 건 이것.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하고 뭣보다 배경 영상이 미니멀하고 느낌있는 게 좋아서 종종 보곤 했던 영상. 게임기에서 60프레임으로 보면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이런 걸 만들 땐 항상 플래시만 썼지만, 이번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싶었다. 예전부터 나름 흥미를 가지고 만지곤 했던 게임 엔진인 유니티를 영상 제작에 사용해보려고 한 것. 유니티를 사용해서 장면을 연출하고 녹화 프로그램으로 녹화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GPU기능인 엔비디아 익스피리언스를 이용하면 손쉽게 녹화가 되니.
유니티 화면. 저런식으로 장면을 구성한 뒤 실행되는 화면을 녹화한 것. 유니티를 쓰려고 했던 이유는 3D 그래픽은 전혀 모르지만 3D 장면을 연출하고 싶어서, 물리엔진을 이용한 효과를 연출하고 싶어서, 그리고 스크립트를 이용하면 화면 내 모든 요소들을 수작업으로 설정하지 않고 쉽게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서.
예를 들어 오브젝트 하나를 공중에서 땅에서 떨어뜨리는 걸 직접 애니메이션화 시키지 않아도 물리엔진이 적용되어 있으면 공중에 두기만 해도 알아서 땅에 떨어져서 뒹구는 것을 볼 수 있고, 공중에서 떨어질 대량의 오브젝트들을 일일히 직접 생성하지 않고 스크립트를 이용하여 알아서 대량으로 생성되도록 할 수 있으니까.
문장이 요란하게 만들어지고 후두둑 떨어지는 장면도 다 물리엔진과 스크립트를 이용한 것. 글자가 생기는 걸 일일히 프레임별로 직접 글자를 써줘야 한다면 미쳐버릴 것. 그냥 랜덤 숫자 생성기를 활용해서 프레임 별로 아무런 글자가 써지게 했다. 떨어지는 것도 랜덤한 시간차와 랜덤한 순서로 각 글자에 물리 효과를 추가시켜 떨어지게 것.
그렇게 유니티로 각 장면을 연출한 뒤 녹화한 것들을 모아 편집 프로그램으로 엮었다. 다빈치 리졸브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는데, 사실 처음 사용해보는 것. 상업적 용도가 아니면 무료라길래 써봤다. 대체적으로 괜찮았지만 이건 왜이러지 이게 왜 안되지 하고 불편을 느낄 때도 좀 있었다.
이런식으로 유니티를 영상 제작에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느낀 건 아무래도 영상 제작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상당히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 장면 연출 -> 실행가능한 파일로 제작 -> 실행 후 녹화 과정을 거쳐야하니. 게다가 치명적이였던 게, 녹화하면서 화질이 열화되고 프레임 드롭이 생각보다 있었다는 것. 원래의 뮤직비디오를 게임기에서 60프레임으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느꼈는데 내가만든 건 프레임 드롭이 눈에 너무 띄어서 많이 거슬렸다. 유니티의 장면을 손실없이 영상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여기에 대해 방법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였던 거 같다.
또한 일부 장면은 플래시로 만들었는데, 10년도 지난 옛날 버전이 익숙해서 계속 쓰고있지만 옛날 버전이라 그런지 거슬리는 버그가 몇몇 보이기도 했고 벡터 그래픽인 swf파일이 아닌 동영상으로 뽑아내는 기능이 너무나도 열악해서 영상으로 뽑는데 되게 번거로운 방법을 써야 했다. 이참에 최근 버전을 한번 써볼까 싶기도 하다.